최종태
서있는 여인, 대리석, 115x82x255cm, 2005
최종태(1932~) 조각가는 여인상을 주제로 석고, 대리석, 나무 등으로 다양한 형상의 조각들을 제작해왔다. 그의 작품은 두루뭉술한 곡선의 미감과 재료 본연의 물성에서 드러나는 소박함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미적 체험을 하게 만든다. 최종태 작가의 조형성에는 그가 평생 동안 천착한 동양 철학과 불교 사상이 깃들어 있다. 문학도를 꿈꿨던 그는 괴테의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마리아의 노래’에서 “여성적인 것, 영원한 것”이라는 문장을 인용하며, 자신의 조각에서 드러나는 여인과 소녀 형상의 근원이 문학, 종교, 미술 등 복합적으로 맺힌 상(像)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음을 이야기 한다. 
 가나아트파크에 설치된 최종태 작가의 〈서있는 여인〉은 1970년대부터 등장하는 〈두 사람〉에서 파생된 작품으로 유추할 수 있다. 그는 1980년대 한때 정치적 상황을 빗대어 손을 올려 방어하는 듯한 자세의 〈서있는 사람〉과 철제 도끼처럼 정면의 양감을 최소화하고 거대하고 날렵한 측면의 부피감이 대비된 〈얼굴〉 작품을 제작한 바 있지만,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작품을 곧 중단하고자 마음먹었다. 이후 예술은 작가의 삶과 직결된다는 생각 하에 작품 이전에 내면을 가다듬고자 노력하며 여전히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근작전에서 나무 고유의 형태를 살리고 오방색을 사용하여 한국 고유의 정서가 느껴지는 채색된 목조각을 선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