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원
모자상 2, 청동, 230x100x130cm
최기원 Choi Ki Won (1935~)
 
최기원은 작품에 일관되고 있는 요소는 생명율(生命律)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가 표현 해내고자 하는 형태는 결코 어떤 구체적인 대상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모든 작품이 어떤 생명을 가진 존재물로서 인상된다. 그것은 그의 형태의 논리가 생명의 법칙과 연결되는, 태어나고, 자라나는 현상을 반영해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초기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는 사보뎅 같은 식물의 형상은 발아의 놀라운 시적(詩的) 상상력을 동반하면서 태어나는 존재의 신비함을 들어내 보이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 씨앗에서 발아하는 생명의 유동성과 더불어 한순간 한순간의 결정체로 응어리지는 형태는 생명의 내적 리듬과 존재의 구체성을 동시에 표명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창조의 에너지이자 동시에 상형의 질서로서 그의 작품을 관류하는 요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