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원
적의(積意), 화강석, 50x50x260cm, 2005

 
박석원 Park Suk Won (1942~)

붉은빛이 감도는 회색의 화강석이 네모반듯한 모습으로 자리 잡은 아래의 조각 작품은 가나 어린이 미술관 옆 잔디정원에서 마주할 수 있다. 마치 한국의 옛 돌탑과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어 친근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칼로 벤 것처럼 일정한 크기로 쌓아 올린 듯 심플한 형태 위에, 돌들 사이의 굴곡과 거친 화강석의 투박한 질감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그림자가 동적 아름다움을 보태는 이 작품은 박석원 작가의 <적의(積意)>입니다.
  한국 현대미술의 초창기를 주도했던 추상 조각가인 박석원은, 작품의 재료를 인간 중심으로 가공하는 대신 재료 자체의 물성을 드러내는 것에 중점을 두었던 미니멀 조각의 대표 작가로도 손꼽힌다. 이는 작품 제작에 있어 되도록 인위적인 가공을 배제하면서 재료 그대로의 성질에 단지 조형적 가치만을 부여하고자 했던 작가의 작업 방식에서 기인하는데, “조각은 근본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 미학”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박석원 작가의 작업은 자름과 쌓음의 끝없는 반복과 증식의 과정을 보여주며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을 되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