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Sweet Home>
  • 전 시 명: Home Sweet Home
  • 참여작가: 임지빈, 구나현
  • 전시규모: 회화, 입체, 사진, 드로잉 등 
  • 전시기간: 2020. 9. 19.(일) ~
  • 전시장소: 가나아트파크 가나어린이미술관 제5전시장

전시서문

미술로 하나되기

‘일그러진 진주’가 바로크의 어원인 것은 르네상스와 비교해 폄하된 시각에서 비롯됐습니다. 20세기초 하인리히 뵐플린은 그의 저서 <미술사의 기초 개념 Kunstgeschichtliche Grundbegriffe>에서 다섯가지 분류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을 비교한 결과 바로크는 르네상스에 버금가는 의미를 획득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결과론적 혹은 양식적 분석과 더불어, 종교개혁과 부르주아지의 출현이 정치, 경제, 산업과 아울러 이 시기 미술의 변화를 만들어낸 동인動因이었다는 것도 중요한 사실입니다. 시대는 미술에 변화를 요구하고 미술은 시대를 대변합니다.

비대면 Untact시대입니다.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는 이미 우리 삶과 문화의 대부분을 바꿨습니다. 미술관과 작가들은 동영상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해 전시와 작품 발표를 하는 방식으로 비대면 문화를 수용합니다. 또한 코로나와 더불어 삶의 곳곳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이른바 랜선 문화도, 코로나처럼 급격하지는 않지만, 비대면 문화의 전개에 있어서 위력적입니다. 비대면 문화의 공통점은 소비와 환경의 니즈 needs를 파악하기에 다수에게 편리하고도 신속하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서비스 지향적’입니다. 환경의 변화는 필요를 만들고 수용하면서 새로운 문화가 출현합니다. 환경과 문화는 어느 게 먼저라고 할 거 없이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 사이입니다.

가나아트파크의 가을 기획전 <Home Sweet Home>은 임지빈, 구나현 두 작가의 작품을 가지고 기획했습니다. 올해 초 전시와 함께 이 두 분의 결혼식과 함께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잠정적으로 연기되었습니다. 비록 늦어졌지만 두 분의 크고 아름다운 약속에 축하드립니다. 입체와 평면 그리고 명료성과 불명료성(르네상스와 바로크의 구분처럼) 등 일견 두 작가 작품의 외형적 차이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분모는 뜻밖에도, 그들의 작업이 ‘찾아가는’ 데 의미를 두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임지빈 작가의 에브리웨어는 예술이 필요한 장소에 작가가 직접 ‘찾아가는’ 프로젝트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비좁고 협소한 공간에 베어 벌룬이 끼어 있도록 설치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이미지화하여 랜선으로 공유하는 에브리웨어 프로젝트는 ‘서비스 지향적’ 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나현 작가도 추수가 끝난 논밭이나 오래된 공단의 건물 등을 ‘찾아가’ 작품의 장소로 삼습니다. ‘장소 특정적’이라고 할까요? 그녀에게 작업실은 현장에서 작업하기 최적의 조건을 ‘준비하는’ 곳이고 현장은 작가의 본격적인 행위가 펼쳐지는 작업공간입니다. 이번 기획전은 그간 두 작가들 작업을 한 눈에 조망(코로나와 랜선이 막거나 대신할 수 없는 오프라인 전시만의 특징)하실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또한 서로가 서로의 작업 속에 침투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미술로 하나되었음을 알리는 자리입니다. 한편 관람객 수 제한 등 최대한의 노력으로 안전한 관람을 이끌어 내겠습니다. 부디 그들의 직관을 직관하는 기회 가지시기 바랍니다.

가나아트파크 대표 송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