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Blow Your Mind, 바람을 타고
참여작가: 노동식
전시기간: 2016. 3. 19(sat) - 2016. 9. 4(sun)
전시장소: 가나어린이미술관 제5전시장
전시서문
노동식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어린 시절 순수했던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하교길부터 작은 골목길을 선택해 터벅터벅 집으로 향하던 고개 숙인 꼬마 앞에 나타난 하얀 민들레 꽃잎은, 한 올 한 올 마법의 비행기가 되어 골목길 담장너머의 세계로 아이를 인도해 주곤 했습니다.
작가는 이처럼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의 한 장면에 상상력을 더해 재현해 냄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보태며, 잃어버렸던 감수성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전시장엔 커다란 민들레꽃이 피어 있고 꽃잎이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려 바닥에 흩어집니다. 바람에 민들레를 타고 날아오르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천진하기 그지없습니다.
한쪽에서는 높은 하늘에서 강한 바람과 구름을 가르며 비행하는 멋진 스카이다이버들이 우르르 떨어지며 관람객을 놀래 킵니다.
이번 전시가 아이들에게는 시각적 즐거움과 다양한 상상력을, 어른들
에게는 잊고 있던 유년시절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으 로 다가가길 기대합니다.
내 주변의 상황과 사람들, 작업에 대한 많은 푸념들이 솜이라는 새로 운 재료를 찾게 해 주었다.
우리 부모님은 솜틀집을 운영하신다. 반 평생동안 오직 솜만을 틀어 서 모든 생활을 유지해왔고, 4형제를 키워내셨다.
가끔 부모님, 특히 아버지를 문득 떠올릴 때면 솜이 자연스레 생각 난다. 아버지의 삶은 솜틀집이었고, 아버지는 솜이요, 솜은 곧 아버지 였다. 나는 솜을 먹고 자랐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아버지의 온기인 솜을 말이다. 솜은 바로 아버지의 사랑이다. 따뜻한 온기를 가진 식지 않는 사랑, 바로 솜이다.
옛것은 사라지고, 잊히는 법이다. 나의 기억은 오래 전의 추억으로 서서히 지워진다. 현재의 내 모습 또한 잡을 수 없고 지금도 사라지고 있다. 순간, 바로 순간의 표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런 순간의 소중함을 작업으로 옮기고 싶다. 잡을 수도 형체도 없지만 분명 존재 하는 것이고, 나 스스로가 경험하고 느꼈던 감정들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일상적인 생활 에서 오는 순간을 포착하려 한다. 커피포트 속에서 새어나오는 스팀이나 뻥튀기 연기 사이의 꼬마들, 새벽녘 시골 부엌 아궁이 위에 연기를 가득 머금은 까만 가마솥 등은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곧 사라져 버리는 순간성을 내포한다. 또한 잊혀 있던 내 자신을 일깨워주고 나를 다시 예전의 소년으로 돌아가게 한다.
작가약력
노동식(1973~)은 경원대학교 환경조각과 및 동대학원 졸업했다. 첫 개인전 <솜으로 만든 세상>(갤러리담, 서울, 2006)을 시작으로 <첫 눈오는날>(한전플라자갤러리, 서울, 2007), <불어라 봄바람>(쿤스 트독 프로젝트 스페이스난지, 서울, 2013),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포스코 미술관, 서울, 2013) 등 8회의 개인전과 <헬로우 아트>(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15), <심리적 오브제>(우양 미술관, 경주, 2015), <교과서 속 현대미술>(고양아람누리미술관, 일산, 20 13), <상상의 나래를 펴다>(제주도립미술관, 제주, 2012),<UNLIMIT
ED, UNLIMITED-AN EXHIBITION OF 14 KOREAN ARTISTS>(Kw
ai Fung Hin Art Gallery, 홍콩, 2011), <땅따먹기>(부산시립미술관, 부산, 2011) 등 다수의 기획전,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환기미술관, ㈜KT, ㈜코오롱, ㈜KT 서초지점, ㈜디자인하우스, 평화월드센터(가평)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