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화가들은 자신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나 상상을 저마다의 개성을 한껏 살린 그림이나 조각으로 표현했습니다. 마크 퀸처럼 아주 자세하게 사실적인 그림을 그린 화가도 있고, 권오상처럼 사진을 오려 붙여 조각을 완성한 작가도 있습니다. 백남준처럼 텔레비전으로 작품을 표현한 예술가도 있고요.
<교과서 속 그림 여행>의 작품들 앞에 서서 그 속을 자세히 살펴보면, 예술가들이 꽁꽁 감추어 두었던 비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나어린이미술관에 전시된 훌륭한 작품들을 직접 만나는 <교과서 속 그림 여행>을 통해 작품 속에 감춰진 점, 선, 형태 등 그림의 기본 요소와 다양한 미술 표현기법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1. 그림의 기본 요소
1) 점: 작고 동그란 모양으로 그림을 이루는 가장 간단한 요소입니다.
2) 선: 점들이 아주 많이 모여, 길거나 구불구불한 선을 만듭니다.
3) 형태: 선들이 모여 세모, 네모 같은 다양한 형태를 만듭니다.
2. 다양한 미술 표현
1) 실크스크린: 공판화 기법 중 하나로, 천을 판으로 사용하여 천의 올 사이로 물감이 통과하면서 무늬가 찍힙니다.
2) 포토몽타주: 사진들을 자르거나 붙여서 새로운 작품을 만듭니다.
3) 모자이크: 여러 가지 빛깔을 한 돌이나 유리, 금속, 타일, 종이 등을 조각조각 붙여서 무늬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기법을 ‘모자이크’라고 합니다.
4) 비디오아트: 그림물감이나 캔버스, 조각용 돌과 나무를 사용하는 대신에 텔레비전 모니터를 사용하는 예술입니다.
3. 생동감과 사실적 표현
1) 생동감: 미술가들은 실제는 움직이지 않으나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 주고자 생동감 있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다채로운 색채와 반복적인 형태, 붓 터치로 움직임의 환영을 표현하기도 하고 역동적인 운동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2) 사실적 표현: 현대미술가들은 대상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사실적인 표현에 노력하기도 하고 실제 하지 않지만 사실적으로 느껴지게도 합니다. 또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살려 실제와는 좀 다르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문신은 조각가로 나무, 돌, 금속 등과 같이 단단한 재료를 갈고닦는 과정을 반복하여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냅니다. 작품은 기하학적 곡선, 원, 반원으로 이루어진 추상 형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아주 자연스러운 형태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마치 자연의 식물, 곤충, 혹은 꽃과 새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문신 작가의 <불빛조각>은 철근을 용접해 단순한 <선>으로 형태를 만들고 색상을 입힌 후, 거기에 전구를 감아 설치해 불빛을 낼 수 있도록 만든 작품입니다. 이는 문신 선생님이 고향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조각에 불빛을 달아 야간에 보면 기분이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2) 정광호(Jeong Gwangho), 한국, 1959~
정광호는 낙엽, 항아리, 꽃, 물고기 등의 형태를 구리선들로 하나하나 용접해가며 속이 훤히 비치는 형태의 조각 작품을 만듭니다. 공간에 <선>을 이어 형태를 만들어 입체적으로 부피를 차지하며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안과 밖이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 특이한 조각으로 선 조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광호의 <항아리(The Pot)>는 가는 선 하나하나가 세밀하게 이어져 전체적으로 보면 크고 둥근 항아리 형태를 이루고 작가의 정성과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장인정신을 볼 수 있습니다.
3)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미국, 1923-1997
리히텐슈타인은 만화와 광고의 표현기법과 주제에서 영감을 받으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만화의 한 장면을 확대한 것처럼 보이게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실제 만화처럼 단조로운 표현에 말풍선과 대사까지 적어 넣었으며 인쇄한 것처럼 보이도록 인쇄물을 확대했을 때 생기는 망점(dot)까지 세밀하게 그렸습니다. 그는 만화나 광고 이외에 단순한 사물이나 실내 풍경, 피카소, 몬드리안 등의 명작을 재해석하여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리히텐슈타인의 <거실(Living Room)>은 <점>과 간결한 <선>과 선명한 색채를 그림 사이사이 활용하여 본인만의 독창적인 화법으로 시선을 한곳에 머물지 않게 거실 풍경을 리듬감 있게 묘사했습니다.
다양한 미술 표현
1) 앤디 워홀(Andy Warhol), 미국, 1928~1987
앤디 워홀은 신문이나 잡지 등을 인쇄할 때 쓰는 기법인 <실크 스크린>으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최초의 화가입니다. 워홀은 수프 깡통이나, 음료수병, 배우나 가수와 같은 유명인 등의 소재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워홀의 <마를린 먼로>는 미국의 유명한 영화배우 이름입니다. 하나의 이미지를 단순한 표현과 선명하고 다양한 색으로 찍어 내어 표현하고 싶은 주제를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워홀의 그림은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보아 왔던 친숙한 소재들이니까요. 이렇게 대중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들을 ‘팝 아트(pop art)’라고 합니다.
2) 권오상(Gwon Osang), 한국, 1974~
권오상은 사진을 조각조각 잘라 붙여 만든 ‘사진 조각’을 탄생시킨 작가입니다. 그는 무거운 조각을 옮기는 것이 힘들어, 가벼운 조각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사진을 이어붙이고 오려 붙여 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조각가’로 불리는 권오상은 예전에는 주변에 있는 친구나 작업실의 스태프를 모델로 했다면 이제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외국 배우나, 동물들도 작품의 소재로 다루어 폭넓은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권오상의 <Jangular>는 사람을 여러 각도에서 실제 크기로 촬영한 사진을 스티로폼으로 만든 뼈대에 수백 장의 사진을 정교하게 오려 붙인 <포토몽타주> 작품입니다. 이 작품 속 모델은 미국 뉴욕의 인디밴드 리더라고 합니다.
3) 백남준(Paik Namjune), 한국->미국, 1932~2006
백남준은 세계적인 비디오 예술가입니다. 독특한 비디오 아트 작품들로 세계의 찬사를 받은 그는 비디오와 텔레비전을 연구해서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듯이, 텔레비전이나 비디오를 가지고 자기 생각을 펼쳐 나갔습니다.
백남준의 <적, 녹, 흑색의 랩소디>는 텔레비전 모니터의 형태는 조각이 되고, 영상은 움직이는 그림이 되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백남준이 장난하듯이 크레용으로 그린 ‘드로잉(Drawing)’은 백남준의 자유분방하고 순수한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4) 유영운(Yoo Youngwun), 한국, 1972~
유영운은 만화나 영화 속 주인공들을 소재로 한 스티로폼 조각 위에 잡지와 신문 등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자르고 접고 하나하나 붙여가며 조각 작품을 만듭니다. 그는 캐릭터들을 멋있게 표현하기도 하고 과장되고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보는 이로 하여금 유쾌한 상상을 하게도 합니다.
유영운의 <슈퍼맨, 원더우먼, 배트맨, 슈렉>은 영화나 만화 속의 캐릭터들로 원래의 이미지를 그만의 표현방법인 인쇄물을 <모자이크기법>으로 조각조각 붙여 만든 거대한 인형과 같은 조각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생동감과 사실적 표현
1) 데이비드 걸스타인(David Gerstein), 이스라엘, 1944~
걸스타인은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일상들을 재미있고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화려한 색, 재미있는 캐릭터, 어린 시절의 추억 등을 레이저 금속 커팅 기술을 응용해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걸스타인의 <선두 그룹의 물결(Peloton wave-B)>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리는 자전거의 물결이 활기찬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어린 시절 자전거를 타던 어머니의 모습과 어린 시절 동생과 함께 그렸던 그림들이 그의 생동감 있는 작품의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2) 마크 퀸(Marc Quinn), 미국, 1964~
마크퀸은 자신의 피를 뽑아 두상을 만든 작품 <자아(Self)>를 통해 유명한 작가가 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생명과 죽음, 나아가 삶을 이루는 인간의 정신까지 들여다보고자 했습니다. 그의 작품 경향은 크게 두 가지로 화려한 꽃을 프린트한 후 편집하여 재구성된 이미지를 사실적이고 화려하게 그린 작품과 독특한 개념의 조각상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마크퀸의 <5th Season>은 하나의 화면에 사계절의 꽃을 <사실적>이고 강렬하게 그려 세상에 없는 5번째의 계절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Myth(Fortuna)>는 세계적인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를 모델로 요가(Yoga)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