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전_김종권, 신원준 2017.05.09~08.20
전 시 명: 《공방전: 김종권, 신원준》
전시기간: 2017. 5.9. ~ 8.20.
전시규모: 조각 및 설치 작품 20여 점
전시장소: 가나아트파크 가나어린이미술관 제4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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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031-877-0500
- 기획팀 박정원 큐레이터
- 홍보팀 이세원 담당
전시 서문
1개의 공간, 2개의 방
가나아트파크 기획 《공방전》에서 김종권, 신원준 두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제목에 등장하는 ‘공방’이라는 단어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선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하는 공(共)방(房)을 언급한다. 이번 전시는 두 개의 층으로 나눠진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김종권, 신원준 작가는 장흥에 위치한 단층 작업실을 복층으로 개조하여 하나의 작업 공간을 공유하는 동시에, 2개의 독립적인 공간을 운용하고 있다. 실제로 두 작가가 작업하는 공간의 구조를 전시 동선에 도입하고, 하나의 공간에 존재하는 두 개의 공간을 대형 작품으로 각각 재현한다. 김종권 작가의 공간 재현 작품은 작은 창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작가의 드로잉이나 오브제 등이 함께 전시된다. 신원준 작가의 공간 작품은 나무판을 이용하여 2층 구조를 사실적으로 제작하는데 주력했다. 조각을 전공한 두 작가는 작업 환경의 조건은 동일하지만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작품을 독자적인 형태로 완성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번 전시를 통해 물리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예술가 내면의 영역(room)을 시각예술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 공방전
김종권, 신원준 작가는 학교 동문이자 집을 짓는 일을 함께 할 정도로 공간뿐만 아니라 서로 공유한 시간도 많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작업들 중, 창작활동을 하기 위한 경제 활동 역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보통 작가들의 작품은 자전적인 이야기가 바탕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김종권, 신원준 작가는 감정선을 배제시킨 채, 경험에서 도출되는 개인의 통찰이 기본적으로 수행되면서 작품은 상징적인 조형성이 보장된다.
《공방전》은 개념적인 차원에서 ‘공격과 방어’라는 공방(攻防)의 의미 또한 내포한다. 작품 속 메시지들은 세상을 향해 공포됨으로써 삶의 가치가 물질주의로 인해 규정됨을 폭로하고, 오늘날 청년세대들이 겪는 경제적·사회적 지위에 대한 박탈감을 보편적인 시각에서 표현하고 있다. 김종권 작가의 작품은 ‘구조와 경계’라는 주제로 건물의 구조를 제작할 때 필요한 재료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날카로운 톱날을 배경으로 나무와 시멘트 철 등으로 만든 작가만의 새로운 구조물은 자본을 담보로 보장되어지는 ‘행복한 우리집’의 씁쓸한 이면을 내비친다. 신원준 작가는 작품에 고래와 새우를 등장시켜 현대 우화 속 장면을 입체적으로 재현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율경쟁주의 속 ‘보이지 않는 손’은 고래처럼 거대한 자본주의라는 섬에서 조난을 당한지 오래다. 한때는 미래에 대한 낙관과 희망을 꿈꾼 조난자는 새우로 분하여 영영 행방불명 상태로 남게 되지 않길 바랄뿐이다.
이번 전시는 예술가들의 치열한 내적·외적 공방전이 입체화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그리고 자신 만의 방/영역(room)에서 제기되는 생각들이 오고가는 과정은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연적인 절차임을 밝히고자 한다.
작가노트
작품에서 집은 자본, 동경, 권력을 상징한다.
이러한 상징은 작품에서 톱날이라는 재료를 통해 표현되어진다. 집을 지을 때 기본적 도구로서 이롭기도 하지만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는 ‘날을 세운 톱’. 그 위에 집이라는 상징적인 구조의 골조를 세우면서 집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사회의 경제적 구조가 낳은 자본으로 가득 찬 관념의 집이 아닌, 인간 내면을 채워 줄 수 있는 편안하고 행복한 집에 대해서, 현 시대에서 집의 진정한 본질을 볼 수 있을 때 우리의 삶이 보다 가치 있을 수 있다고 조형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다.
- 김종권 작가노트 中 -
사랑하는 사람과의 즐거운 ′기억′.
처음으로 독립을 하게 되었던 날의 ′두려움′.
꼭 이기고 싶은 날의 ′열등감′.
우리들이 한심하게 느껴지던 날의 ′죄책감′.
여태껏 받았던 편지들을 읽어보던 날의 ′희망′.
누군가는 했을 것 같은, 앞으로 하게 될지도 모르는 이러한 소소한 감정과 생각들을 나는 감정일기를 쓰듯 가슴속에 조금씩 모은다. 이렇게 하루하루 모은 소소한 감정들은 나의 작업에 모티브가 된다.
- 신원준 작가노트 中 -